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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통한의 1초' 이화준 다시 뛴다 '잊기 어려운 상처…더 독해지겠다'

관리자 2019-08-26 14:29:19 조회수 1,778

 

이화준
남자 태권도 중량급 스타 이화준이 24일 제주 서귀포시 공천포전지훈련센터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실업최강전 전국태권도대회 개회식에서 스포츠서울과 인터뷰한 뒤 파이팅 포즈를 하고 있다. 제주 | 김용일기자


[제주=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그렇게 지고 나니까 마음이 잘 안 잡히더라. 이젠 잊고 더 독해지겠다.”

1년이 지났지만 ‘그때 그 아픔’은 쉬이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아픔을 간직하고 있기에 다시 이를 악물고 뛸 수 있다. 한국 태권도의 ‘비밀병기’에서 확실한 기대주로 떠오른 이화준(25·성남시청)은 한층 더 성숙해 있었다. 그는 지난해 8월 열린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 남자 80㎏급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될성부른 떡잎’으로 불린 이화준은 16강에서 2014인천AG 금메달을 따낸 이란의 강자 마흐디 코다바크시를 꺾는 등 무서운 오름세를 탔다. 결승전에서 인천AGF 74㎏ 은메달리스트 니키타 라팔로비치(우즈베키스탄)을 상대했는데 1라운드에 2-8로 뒤지다가 2~3라운드 맹추격, 18-18 동점을 만드는 투혼을 보였다. 그러나 경기 종료 1초 전 이화준의 양발이 코트 밖으로 나갔다는 판정으로 라팔로비치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비디오 판독까지 이어졌지만 판독 화질이 좋지 않아 심판 재량으로 메달 색이 결정됐고 그는 눈물을 펑펑 쏟았다.

지난 24일 한국실업최강전 전국태권도대회가 열린 제주 서귀포시 공천포전지훈련센터에서 만난 그는 “아시안게임 이후 한동안 마음이 잘 안 잡혔다. 자신감도 떨어졌다. 주위에서 들리는 여러 (부정적인) 얘기에 연연하면 안되는데 신경이 쓰였다”며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이화준 자카르타
이화준이 지난해 8월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아시안게임 태권도 남자 겨루기 80kg급 결승전에서 상대에 패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자카르타 | 최승섭기자


체육관에 다니면 자전거를 준다는 말에 다섯 살 때 시작한 태권도는 그의 인생의 전부가 됐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정식 선수로 활동했는데 다만 그에게 시상대 정중앙은 늘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대표 선발전에서 늘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아 2~3위를 기록했다. 경쟁자보다 뒤늦게 태극마크를 달고 지난해 메이저대회를 경험했다. 그러나 파죽지세 오름세를 타다가 결승에서 허무하게 패하자 주변에서는 “여전히 뒷심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정할 수밖에 없고 스스로 실망했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은 ‘쓴 보약’이 됐다. 잠시간의 방황을 접고 독한 마음으로, 체계적으로 훈련하고 있다. 그는 “아시안게임으로 이름은 조금 알렸지만, 전보다 편한 게 하나도 없다. 독하게 하고 있다”며 “지금은 경기 막바지 운영에 관한 부분을 연구하고 있고 체력 보강을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에 신경 쓰고 있다”면서 뒷심 부족 극복을 위한 맞춤 훈련을 강조했다.

이화준은 애초 경량급 선수로 활동하다가 성인이 돼 중량급으로 갈아탔다. 이르게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한 건 근접 거리에서 발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대학 시절 익힌 택견 기술을 활용하는 건 알려진 얘기다. 근접전에 능한 장점을 더욱 극대화하려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화준은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외국 선수와 겨루면서 느낀 점이 많다. 특히 이란 선수는 키도 크고 뼈 자체가 다르더라. 나와 키가 비슷해도 더 잘 때리는 선수들을 경험하면서 전략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지금은 무조건 근접 공격만 하는 게 아니라 멀리 떨어져서 공략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오른발에 금이 가는 부상으로 실업최강전 전국대회엔 출전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같은 체급 선수 경기를 관전하고 연구하기 위해 소속팀과 동행해 서귀포를 찾았다. 그는 “최근 실업연맹전 대회가 내실 있게 운영되면서 좋은 기량의 선수가 출전하고 있다”면서 “보고 느끼고 배우려고 더 노력한다. 내년 대표 선발전 잘 준비해서 다음 세계선수권이나 아시안게임에서는 꼭 정상에 서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kyi0486@sportsseoul.com

원문보기: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809782#csidxeda3fabe1a911a38eb2fa91a442ab9e